한 인간의 운명을 결정짓는 신비한 외부의 힘에 대한 끌림은 인류의 시작과 함께 존재한 근원적 본능입니다. 과학과 이성이 지배하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탄생과 죽음에 숨겨진 비밀을 궁금해하고, 누군가는 유령을, 누군가는 설명할 수 없는 우주의 법칙을, 누군가는 절대적 힘을 가진 유일자의 존재를 믿으며 살아갑니다. 한국은 전통적 무속 신앙과 유일신을 믿는 기독교, 불교도와 무신론자들이 공존하는 독특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나라입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한 인간의 세계관 역시 혼합된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무신론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결혼 전에는 궁합을 보고, 서구의 종교인 기독교적 신앙을 가진 사람들도 무속 신앙으로 비롯된 나온 태몽을 꿉니다.\r \r 한국에서 태어난 여자들이 신과 영혼, 흘러간 시간과 유령에 대한 증언을 합니다. 그들은 정말 영혼이나 유령, 혹은 신과 만난 것일까요? 아니면 이 모든 것은 과다하게 분비된 호르몬의 문제일까요?\r \r 영적 세계가 실존하는지 우리는 답을 내릴 수 없지만, 사람들이 영적 세계에 대해 가지는 믿음은 그 자체로 현실의 우리에게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이 세상엔 신의 목소리를 듣는 사람들과, 그들에게 정신과적 병명을 붙일 수 있는 사람들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언어로 설명할 수 없고 오감으로 감각할 수 없는 세계지만, 추상과 관념의 영역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생생한 영향력을 미치는 세계에 대한 인간의 믿음을 들여다봅니다.\r \r * 본 전시는 2023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청년예술가생애첫지원사업 - 다원예술(해외진출) 분야 지원금으로 제작되었습니다.